진단검사의학이 발전해 나감에 따라 전문분과 또는 분과전문의라는 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본인이 전공으로 하는 전문분과 이외의 분과학회에 참석하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고 어떻게 왔느냐고 의아한 표정을 상대방 얼굴에서 읽을 때는 참으로 난감해진다. 그러면서 다시 생각해본다. 과연 우리가 내 전공분야만을 고집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과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고는 대학병원의 진단검사의학과 검사실이라도 적어도 2~3 분야의 업무를 함께 담당해야만 검사업무뿐만 아니라 검사실신임인증을 비롯한 여러 행정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혼자서 검사실업무뿐만 아니라 종합검진센터, 병원감염관리업무 등을 함께 처리하는 종합병원과장은 어느 분과학회에 참석해야 하는가 갈등이 생기게 된다. 그러면 진단검사의학과 내에서 진단혈액분야의 위상은 어떤지 생각해보자.
어느 검사실이고 진단혈액학검사 분야는 항상 시간에 재촉 당하면서 그리고 전문의가 직접 현미경을 관찰해야만 해결되는 검사가 많으므로 기피하는 전문분과 중에 하나이다. 과연 그럴까? 많은 진단검사의학과의 검사에서 전문의의 판독이 이보다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분야가 또 있을까! 말초도말슬라이드를 보다가 임상의가 전혀 예상치 못 한 백혈병 등의 질병들을 진단해 줄 때 임상의에게서 받는 고맙다는 인사가 여기보다 진하게 들려오는 분야가 또 있을까! 의과대학학생실습에서 말초도말슬라이드에서 유추해 낼 수 있는 질환들을 열거할 때 학생들의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은 진단혈액전문의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 여기에서 진단혈액학회의 나아갈 길을 찾아야 될 것 같다.
아무리 의학이 발전하고 진단기법들이 발전하여 새로운 장비들을 도입하여도 직접 현미경을 판독해내는 우리의 눈은 절대로 대체될 수 없으며 전문의로서의 존재감은 확고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기본을 바탕으로 진단혈액검사분야는 분자진단, 염색체검사, 임상과 연계된 연구와 R&D 연구 등 어느 방향으로도 나갈 수 있고 소위 말하는 전문분과의 영역을 함께 할 수 있다. 진단혈액검사 영역은 전문분과를 따지기 전에 진단검사의학의 기본이며 바탕이므로 작은 병원의 검사실 직원도 대학병원에서 진단혈액검사분야를 담당하는 전문의도 모두 자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다른 전문분과에도 우리의 문을 개방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