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영 (동아의대 진단검사의학교실)
 

지금 생각해보면, 의과대학 4학년 1학기 임상실습 때부터 이미 진단혈액학과의 의미 있는 인연이 시작되고 있었던 모양이다. 당시에는 장차 전공을 하리라고 생각지도 못하던 시기이나, 검사실을 소개해주시던 의국장 선배의 말씀 중, 자동혈구분석기 앞에서 “정확한 검사를 위하여 세 번 분석하여 결과를 산출한다”는 상세한 설명을 듣고, 실제로 눈 앞에서 모세관을 통하는 혈구 모습을 상상해 볼 수도 있었다. 멋진 발명이고 또한 대단한 기술이구나 놀라기도 하면서.


시간이 흘러 좀 더 다양한 기술을 응용한 장비들이 도입되어 미량의 검체를 분석해서 훨씬 많은 자료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간의 경험으로부터 느끼고 깨닫게 된 점은, 장비와 기기들도 생명체는 아니지만 자신이 분석한 자료들을 최대한 똑바로 전달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단지 결과를 받아보는 우리가 때로는 눈치채지 못할 뿐이지만.

특히 요즘과 같이 정확한 혈액질환의 진단을 위해 일반혈액검사나 형태학 이외에 면역표현형, 세포유전, 분자유전검사까지 아울러야 할 때는 자칫 결과물을 빠트려서 또는 지나치게 어느 한 검사에만 비중을 두어서 엉뚱한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임상정보도 중요하지만 이를 염두에 둔 어떠한 선입견이나 혼자만의 시나리오 보다는 각종 검사결과로부터 중요한 자료를 분리해내고 때로는 연합하여 마침내 결론에 도달하게 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각각의 검사결과를 대할 경우에도 의학적인 분석과 함께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태도를 지닌다면, 어느 날 문득 모든 자료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보이고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 나와 가족의 검체라고 생각하면 가능할까? 물론 바쁘고 한정된 시간 안에서 이상에 불과한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진심으로 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길 원한다면 추구해 봄직한 next generation service (NGS) 또는 never giving-up service (NGS) 라고 생각한다. 또한 고전적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novel groundbreaking service (NGS) 이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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