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원광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나는 2018년 5월 중순때 깜짝 놀란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78세 호주인 제임스 해리슨 (James Harrison)이 2주 간격으로 혈장헌혈을 하여 1000번째 기네스북에 등재되었고 마지막 헌혈까지 총 1173번째 헌혈하여 240만여 명의 아기를 살린 “황금팔 할아버지” 기사였다. Harrison씨는 14세 때 폐 수술을 하면서 13단위 수혈을 받아 건강이 회복되어 자신도 누구를 돕기 위해 헌혈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헌혈 가능한 18세부터 헌혈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해리슨 씨는 Rh음성 혈액이면서 anti-D항체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되어 Rh 음성 가임여성 및 임산부에게 Rh에 의한 신생아용혈성질환을 예방하는 RhoGAM을 만드는데 사용됨을 알고 2주 간격으로 헌혈을 계속했다는 감동적인 기사였다.

올림픽게임 결과에 따라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로 주는 것처럼 Harrison씨는 헌혈에 대한 대가로 메달이 있으면 금메달 이상의 메달을 수상을 될 것이며, 우리나라 적십자 혈액원은 헌혈 30회째 은장, 50회째 금장을 수상하고, 100회째 명예의 전당에 모시게 된다.나는 매년 의학과 1학년들에게 수혈강의를 하면서 헌혈의 중요성과 헌혈을 하도록 권유하고 있었는데 어떤 학생은 100회 헌혈, 80여회 헌혈, 나중에 기회가 되면 줄기세포 기증자가 되려는 준비하는 경우, 또 무엇보다 첫 헌혈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어 미래 건강한 헌혈자로 발굴한 것은 의미가 있었다. 나는 학생들에게만 헌혈을 권장한 것이 아니라 나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헌혈을 한 후 주로 전혈 헌혈을 하다 보니 2013년에 30회 헌혈을 하여 은장을 받게 되니 왠지 50회 목표 달성이 생겼는데 올해는 6월 14일 세계헌혈자의 날에 51회 헌혈을 하게 되어 이제는 100회의 헌혈 (건강이 허락하면)이 나의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올해 전북 적십자혈액원에서는 수혈의학 전공 의사가 헌혈을 50회 이상 한 것을 기사화한다면 헌혈자들이 헌혈에 대한 불안감, 거부감 등이 없어져 요즘 혈액이 부족한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여 원고를 준비하여 세계헌혈의날인 6월 14일에 전북 지방신문에 기고하려고 하였는데 마침 6월 13일 지방선거와 겹쳐 시기를 놓쳐서 기사가 안 나오는가 생각했다. 그런데 7월 11일 저녁 10시경에 김명한 혈액관리본부장께서 전북도민일보에 내가 쓴 “나와의 약속”이라는 헌혈기사가 나왔다고 카톡문자를 보내와 나도 알지 못했던 기사가 나옴을 먼저 알고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랐다. 무엇보다 전북혈액원 직원들보다 혈액관리본부장께서 기사를 먼저 보내와 역시 높은 자리에 있으면 정보가 빠르구나 하고 속으로 한참 웃었다. 기사 내용은 헌혈은 맑은 샘물에서 맑은 물이 계속 솟아나듯 우리의 골수에서 혈구가 계속 만들어지기 때문에 같은 맥락으로 헌혈은 건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도 지키면서 혈액이 부족한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고귀한 행위이기 때문에 건강한 헌혈자들은 거부감을 갖지 말고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헌혈하게 된 이유는 여러 번 헌혈을 하다 보니 약 2개월 간격으로 적십자혈액원에서 헌혈 가능한 문자가 기다려지고 헌혈에 대하여 의무감, 중독이 생긴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의 건강을 지키고, 남에게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나의 버킷리스트를 달성할 수 있는 뜻깊은 행위이기 때문에 나와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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