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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화순 (이대목동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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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써달라고 하니 과연 나는 지난 시절을 되돌아 보게
된다. 전공의 시절 매우 척박한 환경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많이 헤매기도 했었다
전문의가 되고부터는 각 검사의 지침서부터 정비하기 시작하였고, 전기영동, TDM 등등 전문의 판독분야를 확대해
나가는 한편 새로운 검사 도입에도 노력하였다. 나와 비슷한 시기의 동료들 모두 그러한 노력을 하였고 현재 진단검사전문의의
역할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크다고 자부할 수 있다. 지난날 나의 경험이나 실수를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 기본에 최선을 다하자
아주 오래 전 일이다. 골수전이 여부를 보기 위해 시행한 골수검사에서 검체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았으나 전
슬라이드를 샅샅이 검색 한 두 개의 암세포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결과를 임상에 알려주니 무한한 감사와
신뢰를 보내주었고 나 또한 보람이 느껴져 더욱 성의껏 슬라이드를 보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현재 혈액암 진단 시에는 골수검사의 형태학적 검사와 더불어 동시에 유세포분석에 의한 면역표현형검사, 염색체검사,
분자유전검사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이때 Wright염색 슬라이드와 함께 특수염색, 면역표현형검사를 동시에
볼 수 있다. 반드시 지키는 일이 Wright염색 슬라이드를 먼저 봐서 추정진단을 내리는 습관을 들이는
일이다. 다른 검사 결과를 미리 보면 아무래도 Wright염색 슬라이드 검색이 소홀해져서 형태판독 능력이
점점 떨어지기 마련이다. 며칠 전 CBC에서 혈색소 12.4g/dL, 혈소판 수 3,965x109/L,
백혈구 수 16.8x109/L(골수구 2%)로 진성고혈소판증(essential thrombocythemia)이
의심되어 골수검사를 시행하였다 골수의 거핵구가 심하게 증가하였으나 형태가 진성고혈소판증에 합당하지 않고
말초혈액에 호염구가 증가하여 JAK2 V617F 유전자 돌연변이검사보다는 BCR/ABL1 유전자 재배열검사를
우선 시행하였더니 양성을 나타내어 만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하였다. 형태관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고 염색체검사나 분자유전검사가 음성인 경우도 많으므로 이들 결과를 통합한 골수형태검사가 진단의 gold
standard임을 알 수 있다.
각 세포의 판독 능력을 기르는 일은 오로지 슬라이드를 많이 보는 일이고 잘 모르는 형태의 세포가 관찰될
때도 결국 그 답은 슬라이드에 있기 때문이다.
- 임상정보에 충실하자
다발성골수종환자의 추적 골수검사를 실시한 환자에서 아직 M단백이 상당히 남아 있었다. 골수슬라이드를 보니
역시나 아직 골수종 암세포가 많이 남아 있어 주치의에 왜 골수검사를 했는지 연락해보니 결핵이 의심되어 결핵배양을
위해 골수를 한 경우였다. 그제서야 TB granuloma가 있는지 슬라이드를 다시 보게 되었다.
오래 전이지만 임상에 너무 미안했던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있다. 전산시스템도도 안되었던 과거인데 심부전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troponin 검사가 나오기 전 LD 전기영동에서 LD1/LD2 flip이 관찰되어
심근손상에 합당하다는 소견을 내렸다. 이 소견 때문에 mitral valve 이상으로 수술하려던 환자가
수술이 지연이 되었다. 임상소견을 조금만 열심히 알아 봤더라면 LD1/LD2 flip의 존재가 mitral
valve 이상에 의한 용혈성 빈혈 때문임을 알 수 있었을 텐데......
연수 갔을 때 일이니 30년 전 일이다. 실습 나온 학생에게 교수가 느닷없이 “혈장이 푸른색을 띨 때 무슨
병이 의심되며 답을 찾기 위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다들 어안이 벙벙...... 질문의
요지는 문제해결을 위한 접근법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고 답은 임상에 있다는 것이다. 그때 일을 잊지 않고
문제해결 시 임상을 열심히 볼 것을 전공의나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검사는 역동적으로 변하는 환자의 결과를 반영하므로 항상 임상의 모든 소견을 통합하여 해석하는 훈련을
길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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